4월의 케세라
작성: 채원, 은
1. 부산 혼인평등소송 기자회견 참여

4월 8일 오전 11시, 부산, 대구, 울산에서 3쌍의 동성 부부가 비수도권 지역 최초로 혼인평등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동성 부부의 혼인신고를 ‘현행법상 수리할 수 없는 혼인’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에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 신청’을 접수한 것입니다. 부산법원청사 앞에서 열린 선우비·오수 부부의 혼인평등소송 기자회견에 케세라도 공동주최와 연대 발언으로 함께했습니다. 성소수자의 동등한 권리 보장을 위해 혼인평등을 촉구하는 케세라 대표 삼사의 연대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부산대학교 성소수자 중앙동아리 케세라의 연대 발언을 맡은 대표 삼사입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는 성소수자 가족들이 존재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긴 시간 서로를 돌보고, 공동의 자산과 경제 생활을 일구며, 삶을 함께 꾸려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관계들은 법적 가족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부산에서는 2013년, 약 40년을 함께 살아온 두 여성의 관계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해 비극으로 끝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함께 살며 서로를 돌보고 의지해왔지만, 법적으로는 ‘가족’이 아니었습니다. 그 결과 한 사람이 말기 암 판정을 받았을 때, 함께 살아온 동반자가 병원에서 보호자로서의 권한을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간병조차 제지당했습니다. 이후 둘의 재산 역시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상속받지 못했으며, 함께 살아오던 집에서도 더 이상 거주할 수 없어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성소수자 부부, 가족이 같은 고통을 마주하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혼인제도는 가족제도의 기초로서 상속이나 재산분할과 같은 재산 관계, 자녀에 대한 친권, 양육권, 공동 입양과 같은 가족 관계, 그리고 병원에서의 보호자 지위, 치료 동의권, 유족연금, 공공주택 신청과 임차권 승계 등 사회 전반의 제도가 혼인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행정부와 법원은 혼인을 남성과 여성의 결합으로 한정하여 해석하고 동성 간의 혼인신고를 수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민법에 동성혼에 대한 명시적인 금지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혼인의 개념을 기존 이성애 정상성 사회의 시각으로만 해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법률상 성별이 같은 동성 커플은 혼인 관계를 인정받지 못하며, 혼인을 전제로 한 대부분의 제도에서 배제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 가족은 헌법에서 보장해야 하는 혼인의 자유와 평등권의 적용에서 배제되고, 법적 보호와 권리의 공백 상태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누구와 사랑을 나누고 가족을 이루며 살아갈 것인가, 그것은 개인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을 보장하고 보호하는 것, 그것이 국가의 책임입니다. 단지 배우자의 성별이 같다는 이유로 그 권리가 제한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요구합니다.
법과 제도가 이미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권리와 충돌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과거의 차별적인 규범에서 벗어나 달라진 생활 방식, 문화 그리고 인식에 발맞춰 나가도록 하십시오.
합리적인 사유 없이 배우자가 동성이라는 이유로 법과 제도가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동성혼 법제화를 통해 혼인의 평등을 이뤄내고 성소수자 부부와 가족의 권리를 보장하십시오.
케세라는 2017년부터 부산대학교에서 활동해 온 성소수자 동아리입니다. 우리는 부산대학교 성소수자 구성원들이 서로를 만나고 지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대학 사회 속 성소수자 문화의 발전과 권리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부산대학교 성소수자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모습으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위해서는 혼인평등이 꼭 이루어져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오늘 부산의 혼인평등소송 원고 두 분은 부산에서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오며 서로의 삶을 돌봐왔고, 그간 부산 지역 성소수자 공동체의 형성과 유지에도 기여해 왔습니다. 케세라 또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영향을 받아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케세라도 오늘 이 자리에, 그리고 앞으로의 투쟁에 함께 연대합니다. 오늘의 소 제기는 부산의 성소수자 공동체를 발전시키고 나아가 대한민국 성소수자 권리의 전진을 이룰 한걸음이 될 것입니다. 부산가정법원도 이를 직시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요구합니다.
감사합니다.
2. 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분회 파업농성장 꾸미기

4월 10일 금요일 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분회 파업농성장 꾸미기 연대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비정규교수노조 부산대분회는 작년 12월 29일부터 공무원 보수 인상률에 맞춘 강사 임금 3% 인상을 위해 농성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부산대 강사료가 이미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하지만, 평균 강의 시간을 연봉으로 환산하면 최저 생계비조차 보장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지난 웹진 3월호에 비정규교수노조의 투쟁 문화제 탐방기를 싣기도 했는데요,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학교는 돈이 없다는 핑계로 노조의 요구를 못 들은 체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추진하는 여러 혁신 사업에 강사의 최저 생계 보장은 없는 걸까요? 100일 넘게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강사 선생님들께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꾸미기 용품을 가득 챙겨 농성장으로 향했습니다.
강사 선생님들과 케세라 회원들이 각자의 개성을 담아 이름표를 꾸미고, 자기소개를 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서로를 소개한 뒤에는 선생님들의 투쟁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약 없는 투쟁에 화가 나고 지치기도 하지만, 농성장을 계기로 활동을 하지 않던 조합원, 학생들, 연대자들과 만나 연결돼 있다는 감각을 다시금 느낀다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농성장 옆에 돗자리를 깔고 옹기종기 모여 학교를 향한 분노와 요구를 담은 피켓과 무지개 가랜드를 만든 뒤 농성장 한쪽을 장식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부산대분회의 임금 투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케세라도 이 투쟁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방식의 연대를 이어 나가겠습니다.
3. 케세라 친해지길 바라

3월 말부터 4월 10일까지 2주간 케세라 친해지길 바라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케세라 친해지길 바라는 신입회원과 기존 회원이 조를 이뤄 ‘만나서 밥 먹기’, ‘동방 방명록 쓰기’, ‘무지개색 사진 찍기’ 등의 미션을 완료하고 빙고 2줄을 완성하면 상품을 증정하는 이벤트였습니다. 케세라의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오히려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기 힘들어지고 있는데요, 회원들이 서로 친해지고 특히 신입회원이 케세라에 잘 적응하고 정을 붙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동아리에서 처음 진행하는 이벤트여서 기획대로 잘 진행될지 걱정하기도 했지만, 부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활동에 참여한 한 회원은 소규모로 만나서 미션을 함께한 덕분에 다른 사람과 친해지기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남겨주기도 했답니다. 미션 수행 기간에는 동아리방 방명록 꾸미기 유행이 돌기도 했는데요, 센스가 돋보이는 귀여운 방명록이 많으니 동아리방에 들려 확인해 보세요!
4. 웹진 리뷰 모임

4월 11일 토요일, 동아리방에서 웹진 (케-)세라의 첫 번째 독자 리뷰 모임이 열렸습니다. 토요일 점심에 모여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갓 발행된 웹진을 읽고 이야기 나눴습니다. 할 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끝없는 대화가 이어졌는데요, 자세한 대화가 궁금하시다면 아랫글에서
확인해 주세요!
5. 대전퀴어문화축제

“사랑 is u (사랑이쥬) - 사랑 볼륨 최대로“
4월 25일 토요일, 중간고사를 무사히 넘긴 케세라 부원들과 제3회 대전퀴어문화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쨍한 햇빛 아래 각지에서 모인 부스를 돌며 반가운 얼굴을 만나고, 몰랐던 단체와 활동을 발견하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해가 저무는 시간에 시작된 행진은 대전역을 지나 대전의 자랑 성심당까지 이어졌습니다. 행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대전 거리를 누볐는데요, 인생 처음으로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한 한 신입회원은 무지개 깃발과 둘러싸여 받는 지지와 연대의 환호 속에 벅찬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답니다. 행진 후에는 신나는 디제잉 파티까지 잊지 않고 알차게 즐겼습니다.
신입회원 면담 때 하고 싶은 활동으로 ‘함께 퀴퍼에 가기’를 꼽은 부원들이 많은 만큼 기대했던 올해의 첫 퀴퍼를 케세라 회원들과 함께 올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 혹시 대전 퀴퍼에 못 오신 분이 있다면 올해 말까지 서울, 대구 등 퀴퍼는 계속 예정되어 있으니, 다음에 함께 행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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