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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세라 회원 에세이

[회원 에세이] 교회오빠는, 남자가 좋댔어!

by pnuquesera 2026. 5. 10.

교회오빠는, 남자가 좋댔어!

작성: 우정

편집: 채원

 


 

1. 🌈♥️ 예수천국! 불신지옥! 👨‍❤️‍👨

최애 게이 커플 유튜버 ‘석시원’ 님들이 서퀴 행진에 참여하며 혐오 세력의 구호를 따라 외치는 모습이다. (많이 봐주시길...)

 

케세라에서 2025년 1학기부터 인연을 함께하고 있는 우정이라고 한다. 평소 대동제 부스, 동아리 홍보 부스, 신입 부원 면담, 소모임 등 다양하게 활동에 참여는 하고 있었지만, 어쩌다가 (케-)세라에까지 글을 쓰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웹진 속 콘텐츠들을 가끔씩 읽어보기만 하다가, 웹진에 올라가게 될 글을 직접 쓰게 되다니... 걱정이 태산이다. (채원님 저에게 왜 이런 큰 일을 맡기셨나요) 아무튼 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교회에 출석한 기간은 매우 길지만, 이에 반해 개신교의 교리에는 동의하지 않음을 밝힌다. (혹시나 개신교 신자분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유의해 주시기를 바란다.)

 

나는 본가 이슈와 봉사활동, 장학금 등의 여러 이유로 붙잡혀, 중학교 2학년부터 지금까지 일요일마다 교회 예배에 출석하고 있다. 그저 친구와 본가 식구들을 따라서 어쩌다가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벌써 7년 차가 되었다. 종교에 대한 믿음은 특별히 생기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함께 교회에서 놀며 시간을 보낸 것이 재미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교회에서 다양한 일을 도우면서 그것을 대가로 장학금도 받고 있고, 다양한 인맥도 생겼다. 지금은 친구들이 다 교회를 떠나버리고, 홀로 교회를 지키고 있다…

교회에서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도대체 뭘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교회에서 마음에 들었던 건장 선생님? 겉으로는 완벽한 신도의 추악한 실체? 아무튼 교회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글을 늘어놓아 보려 한다. 부족한 글이지만 재밌게 봐주셨으면 한다!


2. 추악한 게이 신도(가 아니라 그냥 게이)⛪

먼저 나에 대해 설명하자면, 시스젠더 남성 게이다. 그냥 속까지 게이다. 그냥 MBTI E같이 생긴 187cm 거구의 K-POP 빠돌이 게이다. 나를 만나는 이쪽분들의 반응은,

 

“어우, 바로 알아봤어요!”

“아우라가… 그냥…👍👍👍“

 

이렇다. 그렇다고 막 끼순이는 아니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해줘요) 그저 일틱과 끼순이의 어느 중간이라 정의해두겠다. 이런 존재에 대해 어떻게 교회 사람들은 한 번도 의심하지 않을까? 그저 내가 매주 주보를 만들고, 반주를 가끔 도맡고, 학생들의 찬양을 지도하고 행사를 준비하고 어쩌고저쩌고아무튼이러쿵저러쿵을 다 해서 의심을 져버린 것일까?

 

지금 내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는 매체에서 찾을 수 있는 거창한 교회가 아니라 작은 동네 속에 존재하는 작고 작은 개척교회[각주:1] 이다. 그래서 신도의 수도 매우 적고, 교회 운영에도 어려움이 크다. 주보 제작을 담당하던 장로님께서 교회를 떠나시면서 다음 담당자로 내가 지목되어 버렸고, 반주 담당 선생님의 권유로 피아노를 3년간 배웠던 내가 반주도 가끔 얼렁뚱땅하고 있다. 그리고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내가 홍보 포스터도 만들고, 영상/음향도 담당하고, 출석 통계도 관리하고… 참 교회 맞춤형 다재다능 인간으로 개조되어 버렸다. 이렇게 보니 의심을 안 받을만하기도 하다. (가끔 몰래 교회 행사 포스터나 자료에 슬쩍 6색 무지개를 끼워 넣으며 퀴어를 조용히 찬양하기도 하는데도...) 이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중학교 2학년이었는데(과연 아무것도 몰랐을까 😏), 어느덧 교회의 수많은 업무를 거의 혼자서 해치우고 있다니. 그 작고 작은 소년이 어쩌다 이리되었을꼬… 제발 인력을 더 늘리면 좋겠다.

 

성경에서는 말한다. 방탕, 음주, 음란, 호색, 방탕을 멀리하라고. 대부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아닌가? 나도 그렇다… 술 마시는 것도 너무 좋고 나머지는 뭐… (자체 검열) 그렇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거의 다 알다시피, 쾌락을 즐기고, 이쪽 연애 경험도 많다. 그러나 오래 간 적은 없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심지어 알콩달콩한 연락을 이어 나가는 형이 한 명 있다… (제발 잘되라고 응원해 주시기를 바라며)

수많은 예배 중 언제나 인도자님은 말씀하신다. 정제된 삶, 바른 삶을, 하나님 앞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그리고 나는 그 말씀에 ‘아멘(😘✨)ʼ이라 외치며 동의하(는 척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해야 학생들이 이에 조금이라도 따를 것이니… 교회에서 학생들의 성경 공부를 돕고, 합창, 율동, 합주 지도를 하며 그들에게 모범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기도도 열심히 하는데, 속으로는 야식으로 무엇을 먹을지, 점심은 무엇이 나올지, 과제를 어떻게 해치워버릴지 등 인생에 대한 고찰을 이어 나간다. 겉으로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으니까!

 

이렇게 교회에서 조용히 살아가려던 우정에게도 크나큰 이슈가 발생한다. 교회에서 학생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이미지, 교회에서 요구하는 성실한, 깨끗한, 모범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려던 나에게 무슨 일이… 평화로운 주일 예배가 끝나고 학생들과 잡담을 나누다가, 한 번은 성에 눈을 크게 떠버린 중학교 남학생이 나를 조용히 부르더니 짓궂은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왜 하필 질문의 대상이 나였을까…?

 

“선생님, 그러면 교회 다니는 사람은 결혼하기 전에 키스도 못 하고 그것(여러분이 생각하는 그게 아마 맞을 것이다)도 못하는 거예요?”

“무조건 아다인 거예요?”

“선생님은 그러면 한 번도 안 해본 거예요? 거짓말 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해본 적 있어요?”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교회에서 절대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질문을 들은 나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충분히 고민해야 하는데, 그만 필터링을 거치지 못 했다.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살아~ 걍 하고 싶으면 해버리는 거지~”

 

아차차. 큰일 났다. 저질러 버렸다. 내 생각을 말해버렸다. 그 학생은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행이라며, 나의 말을 주워 담을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아, 내가 애한테 무슨 소리를 한 거지… 갑자기 한숨이 밀려 나왔다. 내가 과연 교회에서 학생들에게 교회를 위한 도움을 주는 것이 맞을까, 이게 과연 맞는 일일까…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은: 그냥 살자. 더 고민하는 것도 나한테 독이고, 불필요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그냥 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자립할 때까지 이 교회 속에서 똑같이 쳇바퀴를 굴리며, 원하지 않는 기생을 끝없이 이어 나갈 예정이다.


3. 교회에서의 설렘 모멘트, 선생님을 좋아해도 될까요? 🫣

이제 교회에서 있었던 설렘 가득 스토리를 풀어보려 한다. 내가 다녔던 대부분의 교회는 신도 수가 매우 적었다. 그래서 보통 학생과 함께 하는 가족들, 동네에서 신실하게 개신교를 믿는 노인 분들께서 우리 교회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계시다. 그래서인지 교회에서 딱히 식인 사람도 없어서(그렇다고 나이가 많으신 장로님이나 집사님들에게 눈독을 들일 수는 없다!) 지루한 교회 라이프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에게 반전이 찾아왔다! 그게 몇 년 전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떠오르는 대로 풀어보려 한다…

 

교회로 가서 예배 준비를 하던 날에, 처음 보는 남성을 발견했다. 키도 꽤 크고 얼굴도 내 식이었다. 거기다가 몸도 좋았다. (헤벌레) 그때 다른 선생님[각주:2]께서 인사를 시켜주셨다. 이번에 새로 오신 선생님이란다. 나도 정중히 인사를 하였고, 그 선생님도 멋쩍은 듯이 인사를 건넸다. 아싸! 어떻게든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묘사해 보자면, 얼굴은 투박한 감자 같이 생겼지만, 몸이 건장 체형이라 정말 좋았다. 성격, 행동, 어투. 모든 것이 흔히들 말하는 ‘테토ʼ[각주:3]였다. 운동을 즐겨 하고, 생각보다는 실행을 중요시하는 그는 정말 나에게 센세이션한 존재였다. 교회라고는 군대에서 간식을 쟁취하기 위해 다녀본 게 유일하다던 그가 우리 교회에 와주어 정말 고맙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후 그 선생님께 말도 자주 걸고, 심부름도 자주 하며 관계를 가까이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번은 교회의 2인 침실에서 잠에 들었는데, 비어 있던 옆 침대에 그 선생님이 눕는 것이 아닌가! 그는 잘 자라고 인사를 건네고는 자연스럽게 두 다리를 뻗고 금세 코를 골며 잠에 들었다. 나는 그 선생님이 옆에서 자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너무 좋아서 밤을 새울 뻔했다. 감자 같은 얼굴이 어찌나 잘생겨 보이던지… 나의 머릿속은 온갖 망상들이 지배해버렸고, 이건 차마 글로는 꺼내지 못하겠다 ^^; 같이 잠을 자고 난 이후에는, 왠지 모르게 더욱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착각)이 들었다. 사담도 나누고, 서로 장난도 자주 쳤다. 그때마다 지루했던 교회라는 사막에서 오아시스의 물을 마시는 기분이 들었달까… 아무튼 행복했다. 완식에 가까운 남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이 글을 읽는 게이들은 잘 알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에게 정이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선생님들과 흔하디흔한 잡담을 나누다가 퀴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토픽으로 대화가 전환되었는데, 그것이 발단이었다. 나는 “충분히 존중한다”라고 답했지만, 그 선생님에게서 나온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남자끼리… 그러면 너무 징그럽고 더럽지 않아요…?”

 

보수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 많은 교회의 특성상 당연히 반대 의견을 밝힐 것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징그럽다ʼ, ‘더럽다ʼ라는 표현까지 아무렇지 않게 써가며 열띤 대화를 이어 나가는 그들에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동시에 사람은 양면성을 띠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 대한 혐오를 표현하던 그에게 또다시 설렘을 느끼고, 행복을 느꼈다. 이때 깊은 현타가 오긴 했지만, 뭐 어쩌겠는가… 견뎌야 하느니라.

 

이처럼 짜증 났던 날도 여럿 있었지만, 선생님 덕분에 설렘 수치가 최고치를 찍는 날도 있었다. 교회 환경 정리를 위해서 무거운 짐들을 옮겨야 했는데, 나는 운동이나 힘을 쓰는 일에는 매우 약하기에 혼자 낑낑거리며 무거운 짐을 옮기고 있었다. 하필 그날은 햇빛이 강한 날씨가 이어져 땀도 잔뜩 나고, 더욱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가 겉옷을 벗으며 나에게 걸어와, 내가 낑낑거리며 들던 짐을 한 손으로 가볍게 들고 내 곁을 떠났다. 남자가 보기에도 매우 남자 같았다. ‘테토남ʼ의 매력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건가… 마음 같아서는 꼬시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그는 여자 친구도 있었고, 심각한 호모포비아였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교회에서 선생님과의 시간을 이어 나갔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가 교회에서 보이지 않았다. 추후에 교회에 물어보니 다른 곳으로 교회를 옮기게 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는 말을 듣고 나는 충격에 빠졌다. 작별 인사라도 제대로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마음을 정리하지도 못한 채 그를 떠나보낸 나는 공허함과 무료함이라는 감정의 늪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나는 그리 약한 존재가 아니었기에, 곱게 추억을 접어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가끔 그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그냥 마음 한쪽에 묻어두고 전과 별로 다르지 않은 교회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 선생님이 우리 교회로 돌아와 줬으면 좋겠다는 약간의 아쉬움과 바람과 허망함과… 뭐 그런 것들이 많이 있다…


4. 진정한 사랑과 자유를 원하는 게이 성도 생존기 🏝️

뭔가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여기에서 풀어나가니 감회가 새롭다. 나처럼 가족이나, 말하지 못할 여러 이유로 인해 교회나 성당에 반강제로, 혹은 강제로 출석하고 있는 퀴어들이 분명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분들이라면 내 글에 분명 조금이라도 공감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털어놓고 난 뒤에도 나는 돌아오는 일요일에 또다시 교회로 나가 멋진 성도로서의 가짜 삶을 펼쳐나가야 한다. 비록 평일에는 남자에 빠져 살고, 일요일에는 할렐루야를 외치는 나지만, 이 또한 내 일부가 아닐까?

 

유튜버 ‘남자애 CHILD B’가 게이 어플 3대장을 3대 연예기획사 SM, YG, JYP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세상에 남자는 많고, 그렇다는 건 나의 완식도 꽤 있다는 뜻이다. 이루어지지 못하는 관계에 얽매여서 정병을 발사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열심히 게이 어플의 3대장, 게이 어플의 SM vs YG vs JYP인 파란색, 분홍색, 빨간색 어플을 돌리고, 주변을 스캔하며 세상 속의 흔하디흔한 게이 라이프를 이어 나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플을 돌리며 새로운 인연을 찾아보고 있다. 언젠가는 세상이라는 사막 속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오아시스를 찾아 거기서 평생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품으며 우정은 열심히 힘겨운 삶을 살아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험난한 삶을 살아 나갈 것이다. 먼 훗날에 퀴어가 온 세상을 지배해, 퀴어에게 강요되는 원치 않는 신앙이 사라지기를 바라며, 부디 자신에 대한 혐오가 존재하는 교회 속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서 기생하는 퀴어들이 원하지 않는 삶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기를 바란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강요되는,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종교의 믿음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에 따른 종교 생활이 우리 사회와 각 종교 공동체에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퀴어들의 자유롭고 행복한 종교 생활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글을 줄인다.


영상 출처

[1] 유일하게 남자둘이 길거리에서 키스할수 있는날! 퀴어퍼레이드 VLOG - 석시원 Seok&Wonnie

https://youtu.be/G-ovGwTeA2Q?si=dk8aAOV6w7PJGai3

[2] 게이 어플 Gay Apps in korean [게이 있다] - 남자애 CHILD B

: https://youtu.be/SLc-wlYt_Cs?si=_5Lf2LW6XlIwR6Y4&t=92

 

주석

  1. 교회가 들어서지 않은 곳에 새로이 지어 세운 교회 [본문으로]
  2. 교회마다 호칭은 다 다르지만, 우리 교회에서는 교회 내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분들을 ‘선생님ʼ, ʼ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고 있다. [본문으로]
  3. 에겐-테토의 분류 체제가 성별 이분법을 답습하며, 실제 호르몬과 성격의 상관관계가 낮다는 점에서 정확하지 않은 표현임에 동의하면서도, 다른 단어로 짧은 호흡에 온전한 의미를 담아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