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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세라 대담

[인터뷰] "저는 너무너무너무 가지고 싶었어요" 동아리방에 진심인 케세라 대표 삼사 인터뷰 (1/2)

by pnuquesera 2025. 12. 9.

 

 

 

"엄마는 퀸(Queen)을 들려줬고, 아빠는 매트릭스를 보여줬네"[각주:1]

 

 

편집 · 인터뷰 | 비타  

 
지난 11월 14일 금요일 오후 두 시 반, 학생회관 케세라 동아리방에서 부산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케세라의 대표 삼사를 만났다. 케세라는 지난 1년 사이 준동아리에서 정동아리가 되었고, 8월에는 꿈에 그리던 동아리방까지 얻어냈다. 그 중심에는 분명 운영위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 인터뷰는 케세라 대표 삼사만을 위한 자리는 아니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학교 시스템과 정면으로 부딪혀 기어이 공간을 얻어냈을까? 그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인간 삼사의 세계로 들어가 보았다. 
 

 

1.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목표는 없고요, 컬리반스 사랑합니다.


비타: 웹진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삼사: 저는 24년도부터 부산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케세라 운영진을 맡고 있는 삼사라고 합니다. 영어영문학과 재학 중인 학부생이고요. 목표는 없습니다.
 
비타: 그렇군요. 인생 목표를 말씀하시는 건지 아니면 다른 모든 목표가 없다는 건지...
 
삼사: 인생 목표도 없고, 전반적으로 제가 2주 이상의 계획을 세우지 않아요. 그냥 '되겠지' 하고 두는 편이에요.
 
비타: 그래도 오늘 저녁 메뉴는 계획하시죠? (웃음)
 
삼사: 네, 오늘 저녁은 약속이 있어서 파스타를 먹을 것 같은데... 사실 저는 학교 앞 피자집 컬러반스 가자고 했어요. 제가 거기에 미쳐 있거든요.
 
비타: 컬리반스 앰배서더시잖아요. 거기 어떤 점이 좋으세요?
 
삼사: 거긴 완벽한 식당이에요. 주력 메뉴인 피자가 훌륭하고, 사장님도 재밌고, 제가 사랑하는 맥주 종류가 많아요. 거기 사장님이 브루스 윌리스 닮은 대머리 백인 아저씨인데, 그분이 예전에 부산대 앞에서 베이스먼트라는 유명한 바를 운영하셨대요. 예전에 QIP[각주:2] 라던가 케세라가 그곳을 아지트로 삼았다고 하더라고요. 케세라 출신 선배님들이 사장님이랑 잘 알고, 일도 많이 하고... 그리고 버드와이저 병맥이 5천 원이라 가격이 저렴해요.
 
비타: 제 기억엔 콜라가 5천 원이었던 것 같은데... 버드와이저도 5천 원이었구나.
 
삼사: 저는 만약 자식을 낳아서 컬리반스에 데려간다 해도 (자식이) 콜라 시킨다고 하면 버드와이저 시키라고 할 거예요. 더 싸니까. (웃음) 또 거기가 진짜 좋은 건 바로 앞에 흡연실이 있어요.
 
비타: 음식, 술, 담배의 균형...
 
삼사: 음식, 술, 담배, 화장실 이 네 가지의 균형이 완벽하다는 거예요. 모든 것의 접근성이 좋고 훌륭해요. 저한테는 거기가 진짜 '놀이터'인 거죠. 나를 위한.
 
비타: 삼사 님의 심금을 울리려면 만나자마자 컬리반스 가자고 말해야겠네요.
 
삼사: 진짜 너무 신나요. 가게 앞에서 빨리 맥주 먹고 피자 먹고 담배 피우고 싶어요.
 
 



2. 삼사의 취향, 그리고 취향의 유전


비타: 자기소개하실 때 영어영문학과 재학중이라고 하셨는데 영문학과에는 어떻게 진학하게 되셨나요? 
 
삼사: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왔는데요. 제 주변에 영문과 테크 탄 친구들 보면 작가를 좋아해서 온 게 아니에요. 수능 영어를 좀 쳤으니까 '아, 영어로 먹고살려면 영문학과 가면 되겠구나' 하고 온 거죠. 인생의 큰 실수였죠. (웃음) 영어로 먹고살려면 무역학과나 국제학과를 갔어야 했는데... 영문학은 순수 학문이잖아요. 그걸 1학년 때 깨닫는 거죠. 그래서 다들 복수전공이나 교직이수를 해요. 
 
비타: 삼사님은 책을 좋아하시잖아요?  
 
삼사: 책이 좋긴 했어요. 셰익스피어나 오스카 와일드를 좋아했고요.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선 <맥베스>를 제일 좋아해요. 스케일이 크고 제가 좋아하는 유형의 반전이 있어서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I am no man" 같은 반전이요. 위치 킹을 죽일 수 있는 건 사람(Man)이 아니라는 예언이 있었는데, 결국 그를 죽인 건 여자(Woman)였던 것처럼요. 단어의 중의적 의미를 이용한 반전을 좋아해요. 맥베스에서는 여성의 다리 밑에서 나온 사람은 죽일 수 없다는 내용이 있어요.
 
비타: 인간(man)이자 남자(man). 페미니즘적이다. 그럼 맥베스의 반전은 제왕절개로 태어난 자에게 죽는 거겠군요.
대학 입학하고 나서 부터는 문학 덕질 대신 락페 덕질로 바뀐 건가요?
 
삼사: 고등학교 때도 락은 좋아했어요. 악틱 몽키즈(Arctic Monkeys) 노래 듣고 충격받았거든요. 너무 간지나서... (웃음) 그러다 요즘은 퀸내림을 받아서 디바 노래들을 듣고 있어요.
 
비타: 퀸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밴드 퀸도 좋아하셨어요?
 
삼사:  퀸도 좋아해요. 얼마전에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보고 충격받았어요. 너무 재밌어서.
근데 저희 엄마가 예전에 그런 외국 가수들을 덕질을 했었어요. 중고등학교 다녔을 때 엄마는 wham!을 진짜 좋아했고 커밍아웃한 보컬 조지 마이클을 사랑했어요. 제가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와서 퀸이 너무 좋다 이러니까 엄마가 “자, 이제 내가 묵혀놨던 거를 너한테 알려줄 때가 됐구나” 그러면서 자기가 그때 좋아했었던 얘기를 해줬어요.
그러고는 저한테 퀸 멤버 3명이 냈던 회고록을 세트가 10만 원이 넘었는데 저한테 덜컥 사줬어요. 그런 거 해 준 적이 없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약간 본딩이 됐나 봐요. 자기가 예전에 좋아했던 걸 내가 좋아하고 있으니까. 알고 보면 엄마 아빠한테서 취향이 오는 게 많아요.
 
비타: 아빠에게선 뭘 물려받으셨는데요?
 
삼사: 어릴 때 아빠 옆에서 <매트릭스>, <트랜스포머>, <터미네이터>를 섭렵했죠. 7살 때 트랜스포머 줄거리를 외웠으니까요. 어릴 땐 아놀드 슈워제네거랑 결혼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에이리언>을 보고 시고니 위버를 알게 됐죠. 양성애자의 수호천사처럼 한쪽에는 아놀드, 한쪽에는 시고니 위버를 끼게 된 거예요.
 
비타: 영화 취향은 아빠, 음악 취향은 엄마
 

 

3. 어릴 적부터 ...를 사랑했어요. 


 
삼사: 맞아요. 제 동생은 공룡을 좋아해서 고성 공룡박물관에 엄청 갔는데, 저는 ...에 꽂혔죠.[각주:3]  (침묵) 아마 그때부터 뭔가 잘못된 것 같아요. 
 
비타: 그때부터 퀴어했다.
 
삼사: 그때부터 잘못됐다. 
 

 

4. 바이 마이셀프 - 양성애자의 비극


삼사: (대구퀴어문화축제 얘기하던 도중) OO님이 케세라 부스에 와서 저한테 인사하러 오셨는데 제가 너무 당황해서 저희 굿즈는 이런 게 있고 저희 활동은 이런 게 있고 진짜 그냥 부스 운영하듯이 응대해버렸어요. 그런데 OO님 되게 잘생기셨더라구요.
 
비타: 맞아요. 키 크시고 목소리도 좋으시고 재밌기까지 하세요.
 
삼사: 네 어쨌든 저는 가망이 없는 양성애자고, 이건 양성애자의 비애죠. 바이 마이셀프라고 하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여자는 나 싫어하고 내가 좋아하는 남자도 나 싫어하고 내가 좋아하는 남자들 전부 게이고 내가 좋아하는 여자들 전부 헤녀다.
 
비타: 이거 명언이네요. 바이 마이셀프.
 
삼사: 그런 비극이 있죠.
 
비타: 바이라서 동성애자보다 두 배로 더 만날 수 있는 계기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삼사: 만화가 있어요. 아빠랑 엄마가 여자친구가 없는 자기 아들을 혼내는데 아빠가 "너 네가 뭐가 못나서 지금 여자친구도 못 만들고 너 지금 나이가 몇 살인데 지금 여자친구 소개도 안 해주고 언제 만날래?" 이랬는데 엄마가 와가지고 "우리 아들 바이예요" 이렇게 좀 비호를 해줘요. 그러니까 아빠가 더 빡쳐가지고 "야 씨발 그러면 남자도 못 만나??" 이렇게 그래서 개갈구는 만화가 있거든요. 그게 저였어요.
 

여자친구도, 남자친구도 만들지 못하는 양성애자의 비애.

 

5. 동아리 인준 과정 (1): 대학교에서 내 공간 만들기


비타: 이제 동아리 인준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케세라가 준동아리에서 정동아리, 그리고 동방을 얻기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잖아요. 케세라가 동아리 인준을 위해 많은 절차가 필요했고 도중에 고민을 하셨을 텐데 저는 이런 얘기를 듣고 싶어요. 문서에서는 볼 수 없는 밑 작업들을. 
 
삼사: 제가 22년도에 동아리에 가입했을 때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아요. 당시 동아리 상황이 조금 혼란스러웠는데, 23년도 여름쯤 단이님이 사람들을 모아서 다시 시작했죠. 그때 저랑 비타 님 포함해서 5명 정도 모였잖아요. 누가 운영위고 부원이고 할 것 없이, 그냥 동아리로서 굴러가기 위한 일을 해보자고 모였던 것 같아요. 그때 신입 회원 면접도 보고, 홍예당에서 회의도 하고, 정말 '생명 유지 활동'에 가까운 활동을 했어요. 그리고 24년도에 저랑 단이님 한마음님 이렇게 3명으로 운영위를 구성을 했었을 때도 중앙 동아리 인준을 목표를 잡은 건 아니었어요. 근데 제가 사적인 자리에서 동방을 갖고 싶다는 얘기는 했었어요. 저는 동아리 방에 대한 욕망이 굉장히 컸어요. 이건 그냥 저의 개인적인 성향이거든요.  저는 제가 관리하고 컨트롤하고 제가 있을 수 있는 공간을 갖는 게 너무너무너무 중요해요. 학교에서 도서관을 얻기 위해서 도서부를 했었거든요. 대학교에 와서도 그런 공간을 계속 찾았어요. 
 
비타: 삼사님의 공간에 대한 욕망은 내가 쉴 수 있는 방을 갖는 것과 내 방을 꾸미는 것 중에 어떤 것에 초점이 꽂혀 있었나요?
 
삼사: 제가 관리할 수 있는 거. 내가 권위를 행사할 수 있는 공간, 내가 점유할 수 있는 공간. 도서부 했을 때는 담임 선생님이 싫어하는 페미니즘 도서로 토론한 결과물을 도서관 앞에 보란 듯이 붙여놓기도 했죠. 선생님은 속상해했지만 뗄 수는 없었어요. 거긴 제 공간이니까요. 변태 같나요? 
 
비타: 아니… 변태라기보다는... 저는 생각을 안 해봤는데... 약간 호러 영화 같이 들리네요. (웃음) 결국 그 욕망이 결국 동아리방으로 이어진 거군요.
 
삼사: 맞아요. 저는 제 인생에서 그게 너무너무 중요해요.  케세라에서 활동하면서 홍예당이나 파랑 같은 외부 공간을 전전하다 보니 짐도 쌓이고 아쉬움이 컸어요. 그런데 동방을 가지려면 중앙동아리가 돼야 하고, 중앙동아리가 되려면 먼저 준동아리를 거쳐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백스텝을 밟기 시작한 거죠. 일단 준동아리부터 신청하자! 그렇게 24년도 1학기부터 준비해서 2학기에 준동아리로 등록된 거예요
 

(좌): 약 2년 전의 사진. 케세라는 중앙동아리 할 수 있을까?라고 적혀있다. // (우): 동아리방에 놓여 있는 이젤.

 

6. 동아리 인준 과정 (2): 권한 없는 평화, 준동아리 시절


비타: 준동아리 인준 과정은 어땠나요? 혹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삼사: 24년도 여름에 준동아리를 신청했는데, 다행히 동아리 연합회(동연) 회장단이랑 부딪힌 건 없었어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죠. 첫째는 당시 회장단이 우리에게 적대적이지 않았고, 둘째는... 준동아리가 중앙동아리회에서 가지는 권한이 진짜 없었거든요.
 
비타: 준동아리 인준 때와 정동아리 인준 때 투표 결과가 흥미로워요. 준동아리 때는 '찬성 5, 반대 2, 기권 1'이었고, 정동아리 때는 '찬성 5, 기권 3'이었죠. 이 투표를 하는 주체들이 '동아리연합회(동연)'라고 하던데, 정확히 어떤 사람들인가요?
 
삼사: 동연 회장단과 동아리 분과장들이에요. 동아리들이 체육, 종교, 학술, 공연 등의 분과로 나뉘어 있는데 [각주:4] 각 분야의 대표 격인 동아리 대표가 분과장이 돼서 투표권을 가져요. 예를 들어 테니스 동아리 대표가 체육 분과장이 되어 회의에 들어오는 식이죠. 
 
비타: 인준 심사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프레젠테이션 발표 같은 걸 하나요?
 
삼사: 저도 그게 제일 긴장돼서 준비했는데, 발표가 없더라고요. 
 
비타: 회의록을 읽어 봤는데 인준 심사 과정이 회의 당일에 카카오톡 방 파서 투표하고 끝인 것처럼 보였어요. (삼사:맞아요)  논의 과정에 대한 묘사는 없고 결론만 남아있더라구요. 중요한 결정을 카톡 투표로 끝내고 그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는 것이 좀 아쉽네요.
 
삼사: 그게 2020년대 학생 자치의 한계인 것 같아요. 동연이 뭔가 은폐하려는 악의가 있다기보다, 코로나 이후로 운영 경험이 끊기면서 선배들이 카톡으로 했으니 우리도 카톡으로 한다는 식의 관습만 남은 거죠.
 
비타: 어쨌든 준동아리 시절은 동연과 크게 부딪히지 않고 평화로웠군요.
 
삼사: 네. 준동아리가 가진 권한이 진짜 없었거든요. 예를 들어 동아리방 배정 순위표를 보면 준동아리는 최하위예요. 이름은 올릴 수 있어도 사실상 동방을 얻는 건 불가능하죠. 애초에 불가능하니까 싸울 일도 없었던 거예요.
 
비타: 권한이 없어서 평화로웠다
 
삼사: 네. 부딪히려면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데, 준동아리는 그냥 명찰 하나 달아준 거지 실질적인 권한은 없으니까요. 예를 들어 동아리방 배정 순위표를 보면 준동아리는 최하위예요. 이름은 올릴 수 있어도 사실상 동방을 얻는 건 불가능하죠. 애초에 불가능하니까 달라고 징징댈 일도, 싸울 일도 없었던 거예요.
 
비타: 아예 권한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었군요.
 
삼사: 맞아요. 대신 우리가 굳이 안 해도 되는 일이지만 한 번 꼬집고 넘어가는 건 받아줬어요. 예를 들어 대표자 총회 때 우리 동아리 이름은 마스킹(비공개) 처리해 줄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해줬거든요. 심지어 동연 측에서 먼저 연락 와서 "SNS에 올라갈 명단은 어떻게 처리할까요? 심의할 때도 일부러 블러 처리했습니다"라고 신경 써주더라고요.
 
비타: 오, 그건 꽤 나이스한데요?
 
삼사: 네. 그리고 동아리 연합회 사업 지원금 10만 원도 받았고요. 액수는 적지만 학교 예산을 타 먹는다는 게 꽤 뿌듯했어요.
 

이미지 (좌): 제41대 동아리연합회 제9차 동아리운영위원회 회의록 (20240722): 학술이념분과 성소수자 동아리 케세라 준동아리 인준 찬성 5인, 반대 2인, 기권 1인 // (우) 제42대 동아리연합회 제7차 동아리운영위원회 회의록 (20250723): 성소수자 동아리 정동아리 인준 찬성 5, 기권 3이 나왔다.

 

 

7. 동아리 인준 과정 (3): 정동아리 인준 


비타: 정동아리 인준부터는 과정이 좀 더 험난했을 것 같아요.
 
삼사: 제가 25년 1학기에 미국 교환학생을 가 있었거든요. 몸은 미국에 있는데 (서류상의) 대표자는 저니까, 동아리 연합회와 관련한 일들은 당시 운영위랑 계속 소통하면서 원격으로 처리를 했어요. 그걸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준동아리 시절에는 넉터에서 열리는 동아리 공개 모집 부스에 참여했어요.
 
비타: 아, 동아리 공개 부스 얘기하니까 기억나는 장면이 있어요. 인생네컷 부스와 이성애자 소개팅 부스 사이에 끼어 있었던 그 엄청난 인파가..... 처음에 멀리서 봤을 때는 케세라 부스에 줄이 어마어마하게 있어서 놀랐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커밍아웃을 한다고? (해당 에피소드는 24학년도 5월 대동제 부스 시기에 있었던 일로 케세라가 준동아리에 지원하기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삼사: 맞아요. 다들 그 말씀하시더라구요. 근데 저는 하루 종일 있었잖아요. 동물원 원숭이 된 것 같았어요. 왜냐하면 옆에는 이성애의 첨탑이 줄을 서서 우리를 이렇게 구경하고 있었고 저기는 인생 네컷을 찍으러 온 사람들이 줄을 서서 우리를 구경하고 있었어요. 그게 미치는 줄 알았어요.
 
비타:  그리고 그날 에타 게시판에서 누군가가 한마음님 귀엽다고 게시글을 썼던 것 같은데 맞죠?
 
삼사:  그래서 제가 개빡쳐서 칼춤 쳤잖아요. 일은 내가 다 했는데 나는 안 팔리고
 
비타: 재주는 삼사가 부렸는데 이제 귀여움은 이제 한마음님이 받고
 
삼사: 어쨌든 저희가 넉터라는 공간에 서는 게 어쨌든 상징적이잖아요. 그렇게 24학년도 잘 버텼었고 이후에도 성과를 굉장히 잘 쌓았죠. 25년 1학기에 공개모집 참여를 포함해서 여러가지 꾸리느라 당시 운영위 했던 채원님 곰곰님 민경님 진토님이 너무 고생하셨죠.
 
비타: 정동아리 서류 심사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삼사: 정동아리 인준 과정에서 중요한 건 교내 활동에 참여하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중앙동아리 하기 전에 대동제도 나갔었던 거고 그러면 (아무도) 부정할 수 없잖아요.  원래는 보고서에 외부 활동 2개, 그리고 교내 활동 2개를 작성해야 해요.  근데 제가 칸을 추가해서 8개 정도 꽉 채워서 냈어요. 저는 못 박고 싶었어요, 딴지를 걸 수 없게 밀어붙인 거죠. 
 
비타: 이렇게 해서 정동아리가 됐네요.
 
삼사: 정동아리가 되니 확실히 동연이랑 연락할 일이 많아졌죠. 채널 pnu에서 기사 준비를 했잖아요. 기자님이 김인선 교수님 그리고 동아리연합회 회장 그리고 우리. 그렇게 취재했어요. 기사 질문 중에 하나가 명부 비공개 처리를 동아리 연합회 회칙에 의거해서 처리했냐 안 했냐를 물어봤는데, 그때 저는 회칙상의 의결 과정을 거쳐서 회의록이든 뭐든 비공개 한다는 결과를 서류로 남겼으면 했는데, 동연에서는 관습에 의거해서 비공개 처리를 하되 공식적인 결과를 남기지 않은 것 같아요. 그건 이전 회장도 그랬고 지금 회장도 그랬는데 안 받아들여가지고 그냥 관습상으로 계속 처리를 한 것 같아요. 내년에 회기가 열리면 적극적으로 요청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비타: 그러면 회칙에는 우리(회원 명단)를 마스킹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거예요?
 
삼사: 회칙에서는 동아리 운영위원회를 회장이 소집해서 명단 비공개에 대한 의결을 할 수 있어요. 의결을 하고 나면 그 명단은 꼭 필요한 상황일 때 동아리 연합회 회장과 부회장만 열람할 수 있고 분과장들의 열람은 막을 수 있어요. 
 
비타: 아…  그럼  동아리 연합회 회칙을 개정하지 않아도 회의를 열고 통과만 되면 (명부 마스킹) 할 수 있는 건데 그걸 안 했던 거군요.
 
삼사: 회칙에 저희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조항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명단 비공개 조항이고 하나는 소수자 보호. 성별, 인종, 성 지향성
 
비타: 성 지향성도 있나요?
 
삼사: 있어요. 성지향성과 성 정체성으로 인해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요. 굉장히 구체적인 멘트로 들어가 있거든요. 그 두 가지 조항이 이전에 케세라에서 정동아리 시도했을 때 동아리 연합회랑 조율하면서 얻어낸 성과라고 Cyb님한테 듣긴 했어요. 전 이걸 파악하고 싶어서 준동아리 된 이후에 카톡방에서 사람 찾고 그랬는데, 뭐 연락 온 게 전혀 없고, 제가 뒤질 수 있는 사람도 한정되어 있고요.

그리고 동아리 부스 참가로 출석 인정원 제출할 때도 구글 시트에 모든 학생 개인정보를 다 때려 박게 하더라고요. 우리는 아웃팅 위험이 있으니까 따로 제출하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학생과에 직접 내는 걸로 협의를 봤어요.
 
비타: 그래도 어쨌든 요구를 들어주긴 했네요?
 
삼사: 네, 나름 평화로웠어요. 이때까지는. 근데 문제는 ....
 
비타: 문제는 ...?
 

(2부 '동연의 역습'에서 계속...)

 

2025 동아리연합회·세칙_2025.09.23.개정에 따르면 제8조에 성별, 장애, 병력, 국적, 인종, 종교, 사상, 성적 지향성과 정체성, 연령, 사회경제적 처우에 의한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을 권리가 명시되어 있다.

 
 




+ [Bonus Track] 
 
1. 지금의 삼사를 만든 것은?


비타: 지금의 삼사를 만든 게 어떤 경험이라고 생각하세요?
 
삼사: 지금의 저를 만든 거. 서브 컬처에 대한 욕망과 공간에 대한 욕망이 만나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닐까요? 같은 취향을 가진 친구랑 계기가 돼서 운동을 시작하게 됐고 운동을 하다가 제가 갖고 있는 공간에 대한 욕망과 맞물려서 이런 목적(동방 얻기)을 세우게 된 거죠.
 
비타: 그러면 취향의 공동체이자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기로 봐도 될까요? 안전하게 내 취향을 말할 수 있는 공간.
 
삼사: (그런데) 전 약간 혼란을 주는 게 좋아요.

비타: 혼란을 좋아하는 것 치고 공간에 대한 방어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삼사: 그거는 저의 컨트롤적인 욕구가 있는 거죠.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거는 혼란을 주고 싶고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거는 제 권위를 행사하고 싶은 거죠. 제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거는 동방이죠. 고등학교 때 저한테는 도서관이고 저는 그 공간의 규율을 되게 빡세게 잡았어요. 근데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거 예를 들어 우리 담임이 이퀄리스트인데 내가 읽는 책을 존나 지적하고 싶어 해 그러면 이제 혼란을 주는 거죠. 그 양반이 싫어하는 책을 골라서 저 친구들이랑 그런 걸 논의를 하고 그거를 교내에 다 붙여버리는 거죠. 이런 얘기가 너무 미친 년 같나. 어쨌든 일반 사회에서는 제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럼 그 일반들한테는 혼란을 주고 싶은 거죠.
 
비타: 복잡하거나 혼란스러운 일에 대해서 삼사님은 그걸 면밀히 분석해서 절차에 따라 행동하거나 아니면 절차의 틈새를 이용해서 카운터 먹이는 걸 좋아한다. 이런 말로 요약해도 괜찮을까요?

삼사: 네. 이제 와서 아무래도 좋아졌어요.
 

 
2. 후일담: 케세라에는 삼사 팬클럽이 있다? 


비타: 케세라 내부에 삼사 팬클럽이 있다. (삼사: 그거 개구라에요)
이거 진위를 알고 싶고 삼사 팬클럽이라는 나폴리탄 괴담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해요.
 
삼사: 저도 몰라요. 저 (25년 1학기에 교환학생 갔다가) 귀국하고 오니까 날벼락처럼 겪었어요.
사람들이 다들 진토님이 삼사를 막 그렇게 좋아하고 진토님이 삼사 팬클럽 회장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돌아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학교 복귀했을 때 진토님이 지금 쓰는 폰 케이스랑 귀여운 손편지를 선물로 줬어요. 제가 7월 달에 생일 있어가지고. 그때까진 귀여웠어요. 
 
비타: 그럼 팬클럽 회장이 진토면 다른 분들은 누가 있어요?
 
삼사: 누군지도 몰라요. 저는

비타: 실체에 대해서 알 수 없구나

삼사: 어쌔신크리드 아세요? 그런 것 아닐까요? (1부 끝)
 
 

 

[인터뷰] 케세라 대표 삼사 인터뷰 2부 (2/2)


주석

  1. 엄마가 날 죽였고, 아빠가 날 먹였네의 패러디 https://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0267049&start=pcsearch_auto [본문으로]
  2. QIP(Queer In Pusan)은 케세라 이전에 있었던 부산대학교 퀴어 동아리로 부산대학교에서 부산 전역으로 모임을 확장시켰다 [본문으로]
  3. 해당 챕터의 내용이 궁금하다면 삼사에게 컬리반스 피자를 사주면서 물어보세요. [본문으로]
  4. 확인해본 결과 부산대학교의 경우, 공연예술·교양봉사·무예·문학전시·종교·체육·학술이념 총 7개의 분과가 있고, 동아리 연합회 회장과 부회장까지 포함하여 총 9명이 투표권을 갖고 있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