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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세라 대담

[인터뷰] 독서모임, 왜 하세요?-광주와 대구의 여성주의 독서모임에 묻다

by pnuquesera 2026. 5. 1.

 

작성자: 비타 

 
 
독서모임을 운영한다는 건 어떤 일일까. 편집자는 광주와 대구 두 지역에서 여성주의적 가치를 지향하는 독서모임을 꾸려온 두 분을 만나 물어보았다. 이 인터뷰에서는 독서모임을 '잘 운영하는 법'이 아닌, '당신의 삶에서 독서모임은 어떤 위치'인지를 담고 싶었다. 그렇게 광주, 대구, 그리고 부산에서 독서모임을 하는 운영진이 모였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 우리의 대화 자체가 이미 하나의 독서모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없었지만 두 시간 동안 서로의 말을 꽤 열심히 씹어삼켰다. 독서모임이 외로움에서 시작됐고 공통 감각을 키운다는 것, 안전한 장소는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부딪혀가면서 축적한다는 것, 어쩌면 독서모임에서 책은 모이게 만드는 계기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 
 
『최악을 향하여』에서 사뮈엘 베케트는 "다시 시도하라. 또 실패하라. 더 낫게 실패하라."고 말한다. 독서모임도 매번 잘 되지 않는다. 매너리즘이 오고, 긴장감이 생기고, 책을 다 읽지 못한 채 모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독서모임에 계속 모인다. 더 낫게 모이기 위해서. 혹시 이 글을 읽고 독서모임을 시작하고 싶어진 사람이 있다면, 혹은 운영하다 지쳐가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전하고 싶다. 독서모임에 필요한 건 의자와 책상이다. 그리고 별 계획이 없어도 계속하려는 마음.
 
일시: 2026. 04. 27 15:00-17:00
장소: 온라인 줌 미팅
만난 사람들
자연 / 광주광역시 아마추어 독서 공동체 '이상인' 운영진
민정 / 대구여성주의모임 '공방' 운영진, 대구여성주의문화운동단체 로컬에프 공동 운영진
 
 

목차

1. 자기소개 및 모임 소개
2. 독서모임의 지향점
3. 모임 운영: 기획과 돌봄으로서의 독서모임
4. 지역에서 [여성주의] 독서모임 하기
5. 독서모임의 순간들과 지속하는 힘
6. 독서모임에 필요한 자원, 그리고 좋은 독서모임이란?
7. 마무리: 앞으로의 계획, 나누고 싶은 문장. 

 


 

1. 자기소개 및 모임 소개

비타 오늘 인터뷰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부산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케세라에서 웹진을 편집하고 있는 김지혁, 활동명 비타라고 합니다. 이번에 '지역에서 여성주의 독서모임 하기’로 기획을 준비했는데요, 자연 님 같은 경우는 트위터에서 이상인이라는 독서 공동체를 운영하시면서 흥미로운 책들을 많이 읽는 게 게 눈에 띄었어요. 특히, 최근에는 루인 님이 엮은 『불/법 퀴어이론』으로도 모임을 하시는 걸 보고는 대체 저기 계신 분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싶어서 연락을 드리게 됐어요.
비타 그리고 민정 님 같은 경우에는 지난 4월 17일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영남여성학 포럼에서 발표를 맡으셔서[각주:1] 뵙게 되었는데요. 대구에서 독서모임을 굉장히 오래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민정님을 소개하는 타이틀이 워낙 많아서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현재 대구 여성주의 독서모임 공방과 로컬에프, 대구 책방 넘나들기 운영진으로 활동하시고, 대구시 기본소득당 시의원 비례대표 출마도 하신 걸로 알고 있고요. 독서모임을 포함해서 이렇게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이 자리에 두 분을 모시게 되었는데요. 지금 광주와 대구, 부산. 이렇게 세 도시에서 만나는 셈이네요. 그러면 자연 님부터 자기소개와 모임소개를 함께 해주실 수 있을까요?
 
자연 안녕하세요, 저는 ‘이상인’을 운영하고 있는 자연이라고 합니다. 저의 관심사는 페미니즘, 퀴어이론, 그리고 로컬리티-광주 정체성-, 그리고 아마추어리즘에도 관심이 많아요. 아마추어 독서 공동체 이상인은 이런 제 관심사에서 출발한 공간이에요. 저희가 처음 모임의 위치성을 고민했을 때, 일반적인 캐주얼한 독서모임보다는 조금 무겁되, 학술 스터디보다는 가벼운 자리를 지향하고 싶었어요. 반년 단위로 새로운 주제를 정해서 여섯 권의 지정 도서를 같이 읽으면서 그 주제를 조금 더 깊게 탐구하는 컨셉의 모임을 꾸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정기 모임 외에도 일회성이나 비정기 모임도 계속 열 계획이에요. 
자연 제가 모임에서 강조하는 건'지금-여기-우리'라는 위치성이에요. 우리가 서로 너무나 다른데 어떻게 '우리'라고 말할 수 있을지, 어떻게 공동체라고 할 수 있을지, 어떻게 평등하고 안전하게 발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을지—이런 것들을 모임원들과 함께 계속 되물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해요.

 

아마추어 독서 공동체 '이상인' 소개글

 
비타 이상인 소개글에서 제가 흥미로웠던 건 '아마추어'를 정체성으로 가져온다는 점이었어요. 혹시 그 부분에 대해 조금 더 말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자연  그 질문을 항상 받았던 것 같아요. 왜 '아마추어'고, 왜 '공동체'라는 이름을 썼냐고요. 사실은 그냥 제 위치에서 시작한 것 같아요.저는 사회학이나 철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지방대를 나왔고, 대학원을 나온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도 사회와 세상에 대해서 더 깊이 이해하고 공부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내가 있는 곳이 아마추어의 공간이구나 싶더라고요. 내가 딱히 선택해서 있는 것도 아니고, '학교 밖으로 나가겠다'는 엄청난 뜻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있다 보니 바깥이었던 거예요. 그렇다고 이런 공부를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학계 안으로 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는가, 그게 꼭 필요한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고요.
자연  그렇기 때문에 내가 원래부터 가진 지식이나 배경이 없다는 전제 위에서, '지금-여기-우리'라는 위치성을 출발점으로 삼아야만 반지성주의나 탈진실로 빠지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비타  감사합니다. 책 목록만 보면 대학원 수업 교재로 느껴져서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궁금함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민정 님, 자기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대구 책방 넘나들기. 출처: 넘나들기 인스타그램

 
민정  자연 님 소개 듣고 너무 놀랐어요. 제가 평소에 고민하는 것들이랑 너무 닮아 있어서요. 저도 '지금 여기 우리', 소수자와 공동체의 감각 같은 것들을 독서모임에서 굉장히 많이 생각하거든요. 이번 제안으로 자연 님을 알게 되어서 반갑고 기쁩니다.
민정  저는 성인이 된 후 대구에 오게 됐고, 이곳에서 계속 거주하면서 정당 운동을 먼저 시작했어요. 그 뒤 시민단체에서 임금 노동을 하면서, 지금의 독서모임을 만들게 됐는데요. 그때는 주로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여성들과대 현장이나 집회를 다녔을 때가 2014~15년, 미투 시기랑 겹치는 시기였어요. 그때 운동 현장에서 여전히 여성을 자원화하는 방식들이 있었어요. 그런 게 굉장히 불편했는데 정작 그 불편함을 이야기할 언어가 없었고, 연대 현장에서 '이건 좀 아니지 않냐'고 말하는 것이 어떤 해를 끼치는 건가 하는 고민들을 했던 사람들—주로 여성들—과 함께, 당시 활동하던 청년 정치 단체 안에서 소모임으로 페미니즘 독서모임을 만들게 됐어요. 이 모임은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모여서 책을 읽었고, 1회부터 발제를 했어요. 모르니까 발제를 해와서 서로 설명하고 고민해야 했거든요. 몇 년이 지나서 소속 단체에서 독립하게 됐고, 이후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임으로 이어져 왔어요. 햇수로 12년 동안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고요. 저도 아까 얘기하셨던 것처럼 '안전'이 모임의 중요한 키워드예요. 그리고 지금은 여성학을 공부하고 있어요. 독서모임이 시작이 되어서 결국 대학원까지 진입하게 된 셈인데, 현실적인 여러 조건들과 맞물린 선택이기도 했어요.
민정  저는 이곳[대구] 태생이 아니어서, 제가 만났던 친구들을 보면 주로 페미니즘이나 퀴어 이야기를 꺼낼 때 이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서 오는 보수적인 위축감 같은 걸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런 위축감을 상대적으로 덜 갖고 있어서, 그것들을 모임에서 좀 더 자유롭게 이야기해왔던 것 같아요. 저는 정당 운동과 시민운동을 활동가로 계속해오다가 대학원을 가면서 임금 노동을 내려놓게 됐고, 지금은 '연구활동가'라는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어요.


 

2. 독서모임의 지향점

 
비타 제가 독서모임에 가는 계기를 떠올려보면 '안전한 공간'보다는 공부하면서 생기는 '외로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내가 서울에 살고 있었더라면 학회나 모임 접근성도 좋을테고, 함께 고민을 나눌 동료들을 만날 자리가 더 많을 텐데 왜 지방에 살고 있어서 이렇게 외롭게 공부하고 있을까 그런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비타 출판사들은 역대 불황이고, 독서 인구가 감소한다고 하지만 독서모임에 사람이 없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트레바리 같은 곳은 잘 되고 있잖아요. 트레바리는 사람들의 어떤 욕구를 충족시켜주길래 항상 북적일까요?  제가 생각했을 때 [트레바리는] 어느 정도 '검증'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전문가가 정보를 제공해 주고, 거기에 다녀오면 뭔가 지적으로 성장했다는 뿌듯함이 남는다는 느낌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여성주의 독서모임이 지향하는 것은 전문가가 아닌 나의 일상으로부터, 안정된 사회 바깥으로부터 지식 생산과 실천이 시작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학계 밖이라는 위치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마추어끼리 모였을 때 더 생산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발생할 것 같고요. 제가 여성주의 독서모임에 참여했던 경험을 공유하면, 이를테면 100, 200년 전 책을 읽으면 사람들이 '그때나 지금이랑 똑같다'는 말을 많이 해요. 사회가 변화하지 않는다는 감각 때문에 모임을 할 때마다 축 처지는 느낌이 오고요. '그래도 지금은 조금 나아졌고, 미래는 나아질 거다'는 방식으로 마무리하기도 하는데, 뭔가 모임을 할 때 매너리즘이 생기는 지점들이 있는 것 같아요.  두 분께서 운영하시는 독서모임은 어떤지, 그리고 모임에서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자연  '아마추어'라는 말을 꺼낸 것은 최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노력이기도 했어요. 내가 이걸 읽는 건 강의도 아니고 학술 스터디도 아니고, 우리 다 같이 아마추어에서 시작해서 읽는 거다, 라는 생각으로요. 그리고 최근에 저희 모임을 초창기부터 알던 분을 뵀는데, 첫 모임 주제가 '노동'이었거든요. 그분이 처음에는 이 모임이 헤테로 남성들이 하는 모임인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우리가 이름에 '페미니즘'이나 '퀴어'를 내걸지 않은 채로 시작했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에 퀴어 소수자 이론 읽기로 들어왔을 때, '이제야 우리가 페미니즘적인 실천을 하게 되는 걸까' 하는 고민도 조금 들더라고요.
자연  매너리즘 얘기를 하셨는데, 저도 모임마다 '그래서 우리는 도대체 뭘 할 수 있을까요'라는 말로 끝내고 다음 주제로 넘기곤 해요. 모임 끝나고 나면 아쉬움이 많이 남더라고요. 사람들의 말을 좀 더 다른 방향으로 확장할 수 없었을까 싶고, 판단을 잠시 멈추거나 유보하는 시기도 필요한 시기가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자연  결국 독서모임 안에서 당장 무언가를 이룰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만나서 이런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초점을 조금씩 옮기려고 했어요. 그리고 저희 모임에는 다양한 시각을 가진 분들이 와주시는데, 첫 모임에서 서로 잘 모를 때는 긴장감 있게 진행되기도 해요. 오히려 그런 다툼이나 긴장감을 즐기듯이, 계속 '맞아요 맞아요'만 하는 모임보다 '저는 다르게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모임에서 즐거움을 좀 많이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2.1 책이 없어도 되는 독서모임?

 

독서 모임에 책이 별로 필요 없었던 거 아닐까?

 
비타  이상인 트위터에서 '독서모임에 책은 필요한 걸까'라는 글을 올리신 걸 봤어요. 그걸 보면서 제가 참여하는 독서모임이 생각났어요.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는데요. 처음에는 OO 서점에서 시작된 모임으로, 모임에 오시는 분들이 서점 손님들이라 직군이 다양해요. 어떤 날은 4명이 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8명이 오기도 하는, 느슨하게 유지되는 모임이에요. 모임 단톡방이 따로 없고, 이메일로 날짜와 장소를 공지해서, 모임 당일에 누가 오는지도 알 수 없는 모임이에요. 
비타  이 모임에서는 어떤 날은 거의 책 얘기를 안 하고 근황 얘기만 하다가 마칠 때도 있어요. 어떻게 보면 독서모임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떤 사람들은 책 얘기에 집중하지 않으니 실속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그런 형태가 좋고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직접적인 책 얘기를 안 해도 우리가 하는 대화들이 어느 순간 책 내용이랑 이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기도 했고요. 혹시 그 트윗에 대해 직접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일곱 명의 출판편집자가 이야기를 나눈 『있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출판공동체편않, 2025

 
자연  출판공동체편않에서 나온 『있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일곱 명의 출판 편집자가 모여서 서로의 근황을 나누고, 존재하지 않는 책에 대해서 소개하고, 없는 저자에 대해서도 소개하는 책이에요. 그러고 나서 모두에게 '그 책 읽어오셨죠?' 하며 모임을 진행하는 거예요. 그걸 보고 나서, 우리 모임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굉장히 유사한데 책이 없는데도 그렇구나, 싶었어요.
자연  가끔 책을 못 읽고 오신 분들하고만 모임을 할 때가 있어요. 근데 어쩔 때는 끝까지 못 읽고 오셨는데도 책을 다 읽은 것과 전혀 상관없이 그 책이 겨냥하는 주제나, 내가 그 책에서 어떤 발제를 하고 싶은지를 완전히 이해한 상태로 말씀하시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책은 우리가 모이게 만드는 계기에 불과한 게 아닐까—사람들은 얼굴 보고 이야기할 공간이 필요했던 거고, 책이 그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자연  그리고 이게 지역성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지역에서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얼굴 맞대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간 자체가 이 지역을 좀 더 사랑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요. 저도 이상인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서울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 줄어들었거든요. 다른 분들에게도 광주를 사랑하게 될 수 있는 아주 작은 시발점이 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비타  민정 님도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민정  저는 처음에는 책모임에서 책을 읽고 오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저는 밤을 새서라도 책을 읽고 가는 타입이었어요. 제가 모임에서 어렵게 느꼈던 지점은 책을 읽지 않고 오는 분들이었어요. 책을 안 읽고 오니까 자꾸 책 얘기가 아니라 다른 얘기가 나오거든요. 페미니즘은 어떤 관점으로도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다른 얘기가 될 때도 있어요. 항상 그런 게 고민이었어요.
민정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어요. 사람들이 이 모임을 너무 좋아하면서 오는 거예요. 여기 와서 이 사람들과 이 이야기를 하는 게 좋고, 이 공간이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는 거라는 걸 알게 됐어요. 저희 모임은 '여성주의' 독서모임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어서, 누군가가 신청해서 와야 하는 자리예요. 주로 트위터를 통해 페미니즘을 접하거나 일상에서 페미니즘을 고민해온 분들이 많이 오세요. 최근 독서모임 관련 연구를 준비하면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온라인에서만 나누는 게 아니라, 얼굴을 마주 보고 내가 사는 곳에서 페미니즘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왔다'는 거였어요.
민정  저는 초반에는 책을 읽지 않고 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강경한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한번은 제가 사회복지 실습을 한두 달 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책을 다 못 읽기 시작했어요. 너무 지치는 거예요. 그래서 직장을 다니고 학교를 다니면서 평일 저녁에 시간을 쪼개 책모임에 오는 게 굉장한 에너지라는 걸 그때 처음으로 실감했어요. 저는 시민단체에서 10년 넘게 일했는데, 제 업무 자체가 반차별 의제와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이기도 해서, 제게는 사실 독서가 업이나 다름없었거든요. 그런 저와 너무 다른 상황에 있는 분들이 있다는 걸 굉장히 뒤늦게 자각하게 됐고, 그러면서 이 모임을 꾸려가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민정  저는 기본적으로 저라는 사람을 하나의 장소성으로 이해하면서 살거든요. 안정적인 공간이 늘 없었다 보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이 독서모임이 10주년을 맞이하길 바라는 마음을 수년 전부터 품고 살았는데, 그게 결국 이루어졌어요. 저는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해나가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에요. 혼자 책을 읽을 때 매번 무릎을 치면서 '맞아 맞아'하던 걸 다른 사람과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그렇게 모임을 만들고 운영하게 됐어요. 모이다 보니 취업 준비나 이주로 떠났다가 돌아오는 분들이 다시 모임을 찾아오기도 하더라고요.
민정  모임이 사람 수가 많은 것으로 안정적인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는가, 이건 모임 이끔이의 노력도 있지만, 그 모임을 꾸리는 사람들이 이 모임이 계속되길 바라기 때문에 서로가 기여하는 방식으로 유지되는 거잖아요. 공통의 기여가 들어가 있는 모임은 양적으로 확장되지는 않을 수 있지만, 질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여성주의 모임을 하면서 많이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2.2 안전한 장소

비타 영남 여성학 포럼에서 민정님이 ‘안전’이라는 것을 독서모임의 키워드로 꼽았던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이에 대해 더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민정 안전이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예요. 독서모임에서 '내가 잘 몰라서 틀리면 어떡하지' 하는 긴장과 머뭇거림은 언제나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어떤 이야기를 꺼낼 때 '여기선 괜찮다'는 감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렵고 빡센 커리큘럼을 했을 때는, 구성원들이 요즘 관심 있는 것과 읽고 싶은 것을 바탕으로 책을 고르기도 하고, 발제를 안 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거든요.
민정 그런 자리에서 누군가가 책을 다 읽고 왔고 누군가는 그렇지 않을 때, 책을 안 읽은 사람은 이야기하는 데 머뭇거릴 수 있는데, '그럼 우리가 이걸 지금 일상이랑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를 질문으로 건네면 그 질문에 화답하는 것에는 머뭇거리지 않을 수 있거든요. 그 공간이 얼마나 나한테 편안하고 익숙하고 안전한가 하는 감각이랑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비타 지금 말씀해주신 안전은 제가 처음 생각했던 '안전'과는 다른 층위인 것 같아요. 독서모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긴장적 상황이 발생하잖아요. 예를 들어, 성범죄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과 감옥 폐지론적 관점이 충돌할 때, 진행자는 그 긴장을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이기도 하잖아요. 민정님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나와 같은 정체성이니까 안전해'로 들렸는데, '여기서는 내가 위험하고 다른 의견을 말해도 진지하게 들어줄 거야'라는 의미의 안전도 뒤섞여 있는 것  같아요.
 
민정 그 이야기랑 일맥상통해요. 저는 비교적 안전한 일상을 살아왔기 때문에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정당 운동과 시민운동을 같이했던 동료들과 페미니즘 이야기, 성적 지향 이야기를 나누는 게 굉장히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활동했거든요. 저는 헤테로로 살다가 페미니즘을 접하면서 제 성적 지향에 대해 고민하고, 바이섹슈얼로 정체화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그 과정을 전반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전한 집단에 있었어요. 그게 저한테 주는 몫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해요.
민정  그렇기 때문에 독서모임을 꾸릴 때도, 이 공간이 다른 사람들에게 그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매일 직장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 그걸 잡아줄 끈이나 힘이 될 수 있는 공간 한 조각을 갖고 있다는 것—그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 운동 동료들이 보여줬기 때문에,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동료가 되고 싶다는 감정이 커요.
민정  그런데 단지 '여성주의 독서모임'라고 해서 안전이 자동으로 담보되는 건 아니거든요. 대면 독서모임에서는 또 더 어려운 지점이 있어요. 누군가가 다른 말을 했는데 나랑 다르네라는 게 내 표정에 드러날 수 있으니까요. 그런 다소의 어려움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저 사람은 내 말을 들어주는군, 하지만 저렇게 생각하는군, 우리가 지금 싸우는 건 아니군'이 확인되는 작업들이 누적되면, 이 공간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할 수 있다, 공감의 지점을 넓힐 수 있다—저는 이렇게 안전이 형성된다고 생각해요.
민정 [긴장감 얘기를 덧붙이면] 제가 이 독서모임에서 가장 강렬하게 '안전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건 성매매 이야기를 할 때였어요. 저희 모임에서 반성매매를 강렬하게 이야기하는 책과 성노동을 이야기하는 책을 같이 읽으면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공간에 있던 누군가가 나중에 '내가 안전하다는 감각을 못 받았어'라는 이야기를 해줬을 때 굉장히 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성매매·성노동 의제에서는 지정 성별이 어떠한가, 내가 어떤 감각과 경험을 갖고 있는가에 따라 같은 공간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그 경험을 통해 고민하게 됐어요.
 
비타  민정 님의 얘기를 들으면서 독서모임이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구나'라는 감각을 키우고, 모임 바깥에서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장소가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연  저도 안전에 대해 엄청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희는 OT 때 서로 다르다는 것을 먼저 인지시켜 드리고, 우리가 서로 상처 입힐 수 있다고 말씀드려요. 대신에 상처를 입었다면 그걸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이고 싶다고 말씀드려요. '여기는 안전한 공간이에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서로 상처 입히되 상처 입었다고 자유롭게 말하는 공간이에요'라고 했을 때 오히려 더 편하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더라고요. 
자연  제가 참석했던 예전 모임들에서 모임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눈물이 나거나내가 왜 그때 그 말을 못 했을까 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어떤 참석자가 '그 말에 너무 상처가 됐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라는 말을 했을 때, 그 말에 힘을 실어줘서 모두가 평등하게 발화할 수 있도록 조율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어요.
 
비타 실제 모임을 하면서 다른 의견들이 나온 적이 있는지도 궁금하고, 그런 상황을 어떻게 중재하셨는지도 들어보고 싶어요.
 
자연 다른 의견들은 자유롭게 나오는 편이기도 하고, 저희 모임은 오히려 상처가 될까 봐 다들 말씀을 엄청 조심하는 편이에요.  '이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로 시작하시거든요. 그럴 때 '저희 오해 안 할게요, 말씀하세요'라고 말을 하도록 돕는 편이에요. 그리고 '이상인'은 운영자인 제 자기소개나 모임 소개를 모두 공개해 두고, '여기는 이런 모임이고 저는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말했기에 어느 정도 그것에 동의하거나 받아들일 수 있는 분들이 오시게 되는 것 같아요.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계속 고민해 나가는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3. 모임 운영: 기획과 돌봄으로의 독서모임

비타 두 분께서 실제로 모임을 어떻게 진행하시는지도 궁금해요. 독서모임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되게 많은 것 같아요. 일단 공지를 제시간에 올려야 하고, 사람들이 혹할 만한 기획을 준비해야 하고, 모임원 한 명 한 명의 안부를 살펴야 하고, 펑크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내 발제 턴이 아니어도 진행자는 발제를 준비해둬야 할 것 같은데요. 모임 운영자로서의 관점을 이야기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상인에서는 반년 단위로 인원을 모집하고 한 달에 두 번 모이는 방식으로 알고 있는데요. 발제자를 정해서 돌리는 방식으로 진행하시나요? 
 
자연  네, 저희도 발제자를 정해서 돌리는데 발제를 맡은 날은 꼭 나와달라고 항상 말씀드려요. 그런데 직장인 분들은 갑자기 야근이나 회식이 생기기도 하잖아요. 제가 독서모임에 '책이 없어도 된다'고 말씀드리지만, 저는 제 모임에서 항상 책을 다 읽고 참석하거든요. 그리고 언제나 발제를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질문거리들을 만들어 가는데, 이런 것들이 어렵다기보다는 오히려 거기서 재미를 찾기도 해요
자연  가끔은 인원이 3~4명으로 줄어질 때가 있어요. 그때는 진행 역할을 내려놓고 그냥 한 명의 참가자로서 이야기에 개입하면서 대화를 열어가요. 그럴 때는 참석하신 분들도 편하게 자기 이야기를 섞어가면서 책 얘기를 하다가 다른 데로 넘어갔다가 하는 게 자연스럽게 돌아가더라고요. 저번에 『자기 이론』을 읽는 모임에서 자기 서사를 주제로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던 회차가 있었어요. 그때 저는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들어서 이야기가 점점 고양되는 순간이 있었고, 1차로 끝나지 않아서 2차로 카페에서 밤 12시까지 계속 얘기를 나눴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내가 어딘가에 소속되었다는 감각을 확 느꼈고, 이런 것들이 너무 좋다는 기분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비타 발제를 하다보면 사람마다 책에 대한 이해도나 관심사가 다를 수 있을 텐데, 진행자로서 대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해요.
 
자연 발제자가 자기의 관심사에 따라서 발제를 하는데, 발제문을 미리 올려달라고 요청하니까 진행자로서 엄청난 역할을 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진행이 되더라고요. 이전 모임 같은 경우에는 발제가 아니라 발췌문을 올리기를 요청드렸어요. 책을 읽으시고 내가 좋았던 부분을 뽑아서 왜 좋았는지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식으로 진행한 적도 있고요. 구성원들이 책을 읽었을 때, 각자가 책에서 집중한 부분이나 관심을 가진 주제를 존중하고, 만약 시간이 좀 남으면 제가 준비했던 이야깃거리를 꺼내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비타 민정 님이 진행하는 독서모임은 어떻게 진행하시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대구여성주의모임 '공방' 책모임 사진


민정  저희는 기본적으로 자유롭게 운영해요. 2015년 4월에 정희진 선생님의 『페미니즘의 도전』으로 첫 모임을 시작했어요. 페미니즘의 언어를 알아야 처음 답답함을 갖게 했던 집회에서도 할 수 있는 말이 생긴다고 생각하고, 입문서라고 알려졌던 정희진 선생님 책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것도 난이도 편차가 있더라고요. 책의 난이도는 사람마다 편차가 있지만, 한 가지 원칙은 한 권을 한 사람이 발제하는 건 한 번도 없었다는 거예요. 무조건 여러 명이 발제할 수 있게 분량을 나눠요.
민정  책의 난이도나 두께에 따라 한 달에 한 권을 읽을 수도 있고, 2주마다 한 권을, 혹은 한 권을 여러 달에 걸쳐 읽을 수도 있어요. 구성원들의 상황을 고려해서 유동적으로 조정하고요. 발제 형식도 자유로워요. 발췌만 가져오는 분, 자신의 경험을 녹여 가져오는 분, 책 요약을 가져오는 분. 전부 다 달라요. 기본 전제는 '이 책을 서로 발제해서 같이 감당하자'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바빠도 자기 발제 분량은 읽고 오게 되고, 모여서 하나의 책에 대한 후기가 완성되기도 해요. 저는 누군가의 발제에서 어떤 키워드 같은 게 나오면 메모해서 질문을 하거나, 최근 뉴스나 우리 주변에 있었던 상황들과 연결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고민하는 편이에요.
민정  독서모임을 만든다는 건, 혼자 읽어도 좋지만 다른 사람과 같이 읽고 싶다는 욕구가 컸기 때문인 거니까, 이끄미로서의 역할이 저한테는 디폴트가 되어 있어요. 저는 그런게 가능하고 기질적으로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모임에서 저는 이 사람과 저 사람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어떤 방식으로 중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게 주된 관심사예요. 연결과 발견—이 두 가지가 저한테는 운동의 중요한 키워드예요. 4년간 모임을 하면서 이게 저의 장점이라는 걸 알았어요. 퀴어 페미니즘 운동을 하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독서모임이 그걸 발현하는 공간이었어요.
 
비타  민정 님의 독서모임에 가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져 가네요. 오늘 두 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독서모임은 책을 매개로 하는 학습의 장소이자 동료를 만드는 자리라는 게  좀 더 선명해지는 것 같네요. 그리고 민정 님 같은 경우에는 현재 서점이라는 거점 공간까지 이루어졌잖아요. 로컬에프와 책방 넘나들기를 만들게 된 계기도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민정  어쩌다 보니 나왔는데, 머릿속에서는 항상 있었어요. 책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무언가를 하는 걸 좋아하니까요. 각자의 영역에 있던 친구들이 초동 멤버였어요. 한때 저와 '나쁜 페미니스트'라는 액션팀을 했거나 독서모임을 함께했거나 미투 시기에 인연이 닿았던 사람들 중에 책방을 하고 싶어 하는 구성원이 있었고, 지역에서 페미니즘 책방을 같이 해보면 어떨까 고민하다가 비영리 단체로 방향이 잡혔어요. 
민정  저는 개인적으로 단체를 만든다는 게 무게가 커서 쉽게 결정하기 어려웠는데, 함께하는 친구들이 해보자고 했기에 됐어요. 대구 지역에는 여성주의 문화운동 단체를 표방하는 단위가 없었어요.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언니네트워크 같은 단체가 지역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비혼·퀴어 중심의 여성주의 운동을 이야기하는 단위요
민정  그래서 '여성주의 문화운동'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지역에서 이야기한다는 의미로 '로컬에프'라는 이름을 갖게 됐어요. 책방이라는 공간을 통해 다양하게 실험해볼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느끼기에 책방이라는 콘텐츠는, 같은 페미니즘 이야기를 해도 오는 사람들의 접근성이나 양상이 달라지더라고요. 일반 카페나 모임 공간에서 모일 때는 못 만났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 같아서, 책방이 만들어내는 다른 접근성에 대해 계속 실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4. 지역에서 [여성주의] 독서모임 하기

비타  로컬에프 이야기가 나온 김에 지역에 대한 얘기를 더 심화시키고 싶어요. 광주에서 독서모임을 하는 것과 대구에서 하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광주는 인권 도시라는 상징적 이미지가 있는데, 여성·퀴어 의제에서는 또 다른 결이 있을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지역이 갖고 있는 제도나 문화적 인프라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자연  일단 제가 활동가가 아니어서 활동 쪽으로의 [인프라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광주는 특히 동구 쪽에서 인문 지원 사업을 많이 해주는 편이에요. 서점이나 인문 동아리 지원 사업도 적극적이고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 이후로 광주시에서 관련 지원도 조금 늘어나는 것 같았는데, 전남·광주 행정통합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 사업들이 어떻게 될지는 이제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자연  광주는 5.18과 관련된 민주주의·인권·평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자연스러운 편이에요. 그런 지점에서 페미니즘을 말하는 게 두렵거나 무섭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퀴어에서는 아직 좀 더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비타 대구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민정  저는 공교롭게도 부산, 광주, 대구 이 세 지역과 다 연결되어 있어요. 부산에서 태어나서 청소년기를 전라도에서 보냈고, 한때 광주에서 살았어요. 이후 대구로 건너와서 청소년 시기보다 오랜 시기들을 살고 있어요. 제가 전라도에서 살았지만 광주는 이렇지라는 것들을 감각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광주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도시잖아요. 그런 것 외에, 대구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도 대구가 특별히 보수적인가라는 감각이 생각보다 잘 없는 것 같고, 모든 지역이 다 비슷한 문제를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여성학을 공부하면서 발견한 것은 서울 외 지역 중에서 유일하게 독립적인 여성학과가 35년 동안 존재했던 곳이 대구예요. 이화여대 외에는 대구 계명대가 유일하거든요. 그게 정치적 맥락과 무관하지 않아요. 그리고 여성주의의 궤를 봤을 때 호남보다는 영남 중심의 역사성 속에서 여성 운동이 발전해온 지점들이 있어요.
민정 대구가 보수성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대경여연(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처럼 여성 운동이 굉장히 탄탄하게 운영되는 곳이기도 하고, 장애인 운동이나 시민운동도 아주 활발해요. 양면적인 면을 아주 진하게 가지고 있는 도시죠. 사람들도 안팎으로 그것을 아주 잘 인지하고 있고, 이 공간에서 여성주의를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를 좀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민정 한편으로는 대구가 코로나 이전에 4년제 대학 거의 모두에 퀴어 동아리가 있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경북대 키반스, 영남대 유니크, 대구대 퀘스트, 계명대 걔네들까지요. 그 친구들이 다 함께 퀴퍼 조직에 들어와서 대구퀴어문화축제를 같이 만들었던 시기와, 페미니즘 리부트 시기가 맞물리는데 페미니즘 동아리는 그런 흐름이 없었어요. 
민정 대구는 여성 운동도 활발하고 여성학과도 있고 그런데 왜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면서 공개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은 잘 되지 않았을까. 특히 학내에서, 혹은 학내와 상관없이 다양한 모임은 왜 없었을까. 답은 찾지 못했지만 이 지역이 여성주의에 대한 뭔가 특이한 모순 같은 것들이 있는 것들을 그냥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비타  서울을 제외했을 때 가장 오래되고 탄탄한 퀴어문화축제가 대구인 것도 어느 정도 이어지는 것 같아요. 퀴어 운동과 페미니즘 운동을 서로 떼려야 뗄 수 없겠지만, 어떤 의제가 더 강력하게 가시화되거나 상징화되어서 다른 의제가 덜 보이는 것도 있을 것 같고요. 


5. 독서모임의 순간들과 지속하는 힘

비타  독서모임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장면이 있다면 공유해 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모임을 계속하게 만드는 힘도요.
 
자연  저는 광주에서 독서모임을 하기로 한 게 사실 너무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광주에서 대학까지 나오고 졸업 후 경기도에서 5년 정도 살다가 다시 광주로 내려왔는데, 거기서는 다시 광주로 내려온다는 거에 대해서 실패의 이미지, 다시 도태되는 지방 청년의 이미지 이런 것들이 많이 쌓여 있었고, 저 스스로도 저를 그런 식으로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자연 독립에 실패하고 다시 내려와서 본가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왜 나는 나의 서사를 이렇게밖에 말하지 못할까' 싶기도 했고, 분명히 광주에도 나처럼 비슷하게 외로워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 거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모임을 열었고요. 그렇게 오셔서 '이 모임 때문에 내일 회사 나가서 살 수 있어요'라고 말씀해 주실 때가 되게 기쁜 것 같아요. 광주 외 전남 지역에 계시는 분들도 일하고 끝나고 광주까지 와서 다시 돌아가시는데, '이 모임이 기다려졌고 하고 싶었어요'라고 말씀해 주실 때가 제일 기억에 남고 감사해요. 아직 뿌듯할 정도는 아니지만, 항상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민정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저는 비대구 출신이어서, 대구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에게 '떠나지 말고 같이 뭔가 해보자'고 늘 제안했던 포지션이었어요. 떠나는 사람을 잘 보내고, 돌아올 때 그 자리에서 잘 맞이하자는 마인드로 살아왔어요. 실제로 취업이나 이주로 모임을 떠났다가 돌아온 분들이 있어요. 이 모임이 계속 유지되고 있으니까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거고, 그게 저에게는 모임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해요.
민정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처음에 왔을 때 퀴어 페미니스트인 줄 알았는데, 래디컬 페미니스트인 친구가 있었어요. 여성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트랜스젠더에 대해 배타적인 입장이었는데, 우연히 지정성별 남성 구성원이 없을 때 처음 왔어요. 그때 낙태죄 폐지 관련된 책을 읽었고, 모임에 와서 얘기를 듣다 보니 '여기는 래디컬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 친구가 이 공간에 와서 노동 얘기도 하게 되고, 비정규직 이야기도 하게 되고, 그것을 여성 문제나 페미니즘 문제로 이야기하게 되고, 퀴어 이야기를 하면서 본인의 다양한 정체성이 변화했던 지점들을 함께하면서 지켜봤어요그 친구가 나중에 이 모임으로 인해 얻게 된 것들을 이야기해 줬을 때, 그리고 실제로 그 친구의 언어가 달라지는 것을 목격했을 때—이 모임이 엄청나게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어떤 사람의 일상을 변화시킨다는 걸 느꼈어요. 
민정 이번 연구 때문에 초창기 참여했던 다른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러 갔을 때, 이전에 다녔던 직장의 남성 중심적인 문화 이야기를 했어요. 제가 예전에도 '그런 거 다 기록해, 퇴사할 때 그 회사 앞에서 집회해 줄게'라고 했어요. 'OO 잘못한 거 다 메모해놔. 알바노조 같은 데서도 출근부 기재했으면 근로계약서 쓰지 않아도 인정되는 것들이 있잖아. 혐오 발언들 인정할 수 있게 써놔, 우리 퇴사 기념으로 집회하자.' 이런 얘기들을 했는데, 실제로 그게 이루어지지 않았는데요. 그런 얘기들이 그 친구한테 심리적 전력이 됐어요. '내가 예민한 게 아닌 거였네'라는 감각들이 쌓이는 경험들을 쌓는 거죠.

독서모임을 커먼즈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운 한디디, 『커먼즈란 무엇인가』, 빨간소금, 2024

 
민정  그리고 재작년에 한디디 선생님의 『커먼즈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독서모임을 커먼즈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제가 정당 운동이나 시민운동을 할 때 주로 하던 소설 읽는 모임, 고전 읽기 모임, 바느질 모임 같은 것들이 '운동의 정석'이 아니라고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도 저는 계속 그런 걸 해왔어요. 그게 조직적 운동 방식에 적합하지 않다는 시선도 있었지만, 그게 좋았거든요. 독서모임에서 사람들이 같은 책을 읽고 와도 느끼는 것이 다 다르고 향유하는 방식이 다 달라 이 공간이 실은 공통 감각을 만들어가는 아주 유효한 방식이라는 걸 그 책을 읽으면서 확인했어요.
민정  그래서 저는 일정이 많아도 이웃 도시인 영천이나 경주 등 대구가 아닌 곳에도 독서모임에 가요. 활동가 측면에서 누군가 봤을 때는 쓸모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저는 그게 굉장히 좋아요. 왜 이걸 할까 했을 때 커머닝이라는 감각, 자연 님도 초반에 얘기하셨던 공동체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다정함이 독서모임에서 가능하다는 감각이 저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아요.


6. 독서모임에 필요한 자원, 그리고 좋은 독서모임이란

비타  독서모임에 필요한 지원은 무엇일지, 그리고 두 분께서 생각하는 좋은 독서모임은 어떤 모습일지도 여쭤보고 싶어요. 두 모임 다 지원 사업을 받아보신 경험도 있으실 것 같고요.
비타  올해 부산 도서관 같은 경우에는 지역 서점의 서명을 받아야 지원 사업 신청이 가능했어요. 지역 서점을 살린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원 자격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저 또한 지원 사업으로 독서모임을 운영한 경험이 몇 번 있는데, 책이나 대관, 다과류, 강사비 같은 걸 지원받을 수 있지만 그게 진짜 독서모임에 필요한가라고 생각했을 때, 그냥 서류 작업만 늘어나고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무엇이 독서모임에 진짜 필요한지 여쭙고 싶었어요.
 
자연  이번에 광주 여성가족재단의 소모임 지원 사업에 처음으로 지원해서 받게 됐어요. 경진대회 방식으로 열어서 예산안 없이 시상금 형태로 지원받을 수 있었거든요. 영수증 처리 같은 서류 작업이 없어서 신청할 수 있었어요.
자연  일반적인 인문 동아리 지원 사업에서 요구하는 항목들—다과비, 강사 섭외비, 대관비—을 보면서, 우리 모임에서 실제로 필요한 게 이게 맞나 싶었어요. 저한테 가장 필요한 건 진짜 의자와 책상이거든요. 그리고 지붕과 벽. 다른 곳과 경쟁해서 예약하고 대관 확정받고 그제야 공지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상인이 '이런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이런 공간이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물리적 공간이 부재한 채로 그런 말만 하는 게 저 스스로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어디서 하세요?'라고 물어봤을 때 청년센터를 대관하거나, 카페에서 하거나, 서점을 빌리는 방식으로 돌아다니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런 것들이 되게 번거롭게도 느껴지기도 하고 그렇게 아예 공간을 빌려주는 지원 사업을 받을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자연  좋은 독서모임에 대해서는 정말 어렵더라고요. 저는 일단 제가 없어도 운영되는 모임을 원해요. 이상인에 내가 없어도 지향점을 유지한 채로 굴러가면 좋겠다. 운영자가 없어도 진행되는 모임이 제가 원하는 최고의 모임이 아닐까요. 작년에 시작해서 2년 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아지더라고요. 민정 님은 엄청 오랫동안 운영하셨고, 저는 아직 운영도 진행도 되게 미숙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대구여성주의모임 '공방' 북토크 사진


민정  저희도 다양한 지원 사업을 경험해 봤어요. 문화재단의 독서 지원 사업, 페미니즘이나 퀴어 관련 지원, 지역 활동 지원, 출판사에서 책을 지원받거나 이런 다양한 것들을 했고요. 처음에는 단체의 소모임 교부금으로 기초 자금이 쌓였던 적이 있고, 이후에 구성원을 누구나 상관없이 받으면서 자체 회비로 운영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회비 없이 아무 조건 없이 운영되고 있어요. 자체 재정이 있을 때는 MT도 가고, 공동체 프로그램도 하고, 북토크도 하고, 글쓰기도 하고 이런 것들을 했고요. 
민정  지원 사업은 장단점이 있어요. 회계 증빙이나 서류 작업이 상당한데, 저는 단체에서 오래 일했으니까 그것 자체가 부담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지원 내용이 이 모임에 맞지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될 때는 고민이 됐어요. 구성원들과 이야기하면서 '특정 지원 사업이나 어떤 무대를 위한 게 아니라, 그냥 이 모임이 잘 운영되는 게 중요하다, 중요한 토대로 가자'는 방향으로 정리가 됐고, 이후에 이 모임에서 지원 사업을 특별히 의도하지 않는 것 같아요.
민정  좋은 독서모임이 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다만 분명한 건, 이 모임이 좋지 않았으면 이렇게 오래 에너지를 들여서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독서모임이라는 것이 막 베스트 프렌드들을 찾아야지가 아니어도, 모임에서 나누는 이야기들로 어떤 파동을 만들 수 있는 것삶의 엄청난 영향까지는 아닌데,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조각들—그런 것들이 저한테는 '좋음'이라는 감각을 만들어준 것 같아요.  되게 취약하고 많이 아픈 몸[들]이기도 하고 많이 틀리기도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삶으로 같이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서로의 영향들이 조금씩 수렴되는 것이 발견될 때 이 모임은 좋은 모임이구나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7. 마무리: 앞으로의 계획, 나누고 싶은 문장

비타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모임 계획과 요즘 나누고 싶은 문장이나 글귀가 있다면 공유해 주시면 좋겠어요.
 
자연 하반기에는 글쓰기 워크숍을 열 계획이에요. 주제는 '여성 없이 여성적 글쓰기, 퀴어 없이 퀴어적 글쓰기'예요. 이번에 자기 서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성이나 퀴어라는 단어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하고, 정상 바깥의 존재들을 구별 짓기 위해 사용된다는 점에 집중하게 됐어요. 그 단어들이 가진 저항과 거부, 배제의 의미를 글쓰기 방법론으로 가져와서, 우리가 어디까지 그 단어들을 확장시킬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 싶어요. 6월에 공개하고 7월부터 진행할 예정이고, 출판까지 도전해보고 싶어서 지원 사업도 신청했어요.
 

자연 님이 나누고 싶은 책. 로런 포니에, 『자기 이론』, 마티 2025

자연  나누고 싶은 문장은 로런 포니에 『자기 이론』에 나오는 구절인데요. '커뮤니티는 언제든 카니발리즘으로 바뀔 수 있다'는 문장이에요. 모임에서 이 얘기를 꺼냈더니, 서로의 말과 생각을 공유하고 답변하는 과정이 서로의 생각을 정말 씹어 삼켜서 내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거 아닐까—그래서 우리는 카니발리즘적 커뮤니티를 목표로 하자, 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서로의 말과 생각을 씹어 삼켜서 모두의 것으로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자, 그 문장이 너무 좋더라고요.
 
민정  저는 특별한 계획보다는 지속적으로 계속하는 것 자체가 계획이에요. 그리고 연구 참여자 분들과 '논문이 게재되면 동창회를 하자'고 약속했어요. 지난 12년 동안 서로 오간 시기가 다르고 겹치는 분들도 있는데, 대구에 거주하지 않는 분들도 포함해서 온오프라인으로 만남을 한 번 가지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러기 위해서 반드시 논문이 게재되어야 한다는 얘기도 했어요.
 

민정 님이 나누고 싶은 책. 황정은, 『계속해 보겠습니다』, 창비, 2014

 
민정  인생 모토로 삼고 있는 건 황정은 작가의 『계속해 보겠습니다』예요. 별 계획 없어도 계속해볼 생각이에요. 그리고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말이 '우리의 삶에 곧장 말을 건네는 페미니즘'이에요. 어려운 언어를 쓰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페미니즘을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그걸 고민하면서 계속해나가고 싶어요. 그 두 가지가 제가 맨날 어디서든 사용하고 있는 말이에요.
 
비타  제가 준비한 질문은 끝났고, 서로가 서로에게 궁금한 것들이 있으면 물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자연 민정 님은 전에 모임 운영하는 게 잘 맞고 천직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생각하셨는지 너무 궁금했어요. 저는 항상 그게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을 해서, 다른 운영하거나 진행하시는 분들 만나면 어떻게 하시는지 좀 여쭤보고 싶었거든요. 노하우라든가 그런 것들이 있으신가요?
 
민정 저는 사람들이랑 뭔가를 하면서 에너지를 받는 타입이에요. 이 사람이 이런 얘기를 했고 저 사람은 다른 얘기를 했는데, 어떤 식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건 어때라는 게 좀 주된 관심사고, 그런 걸 잘 제안하는 편이에요. 저한테 중요한 키워드가 연결과 발견이거든요. 근데 제가 너무 죄송하게도 이 뒤에 일정이 있어서 계속 연락이 오고 있어서 나가야 할 것 같아요. 괜찮으시면 자연 님 연락처를 공유해 주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는 트위터를 안 해서 소식을 전하기 어렵겠지만, 광주 가면 꼭 연락드리고 싶어요.
 
비타 네, 마치고 제가 두 분 연락처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독서모임의 가능성들을 엿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친구나 지인들도 정기적으로 만나지 않는데 독서모임은 매 월, 매주 정기적으로 만나잖아요? 그렇게 만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상호성찰 할 수 있고, 또 공통의 감각을 만들어가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오늘 인터뷰 참여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오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독서모임을 할지, 그리고 어떻게 살지를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석

  1. 여성주의 교육 생태계의 확장: 대구지역 독서모임 A를 중심으로 [본문으로]